완도를 대표하는, 아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 수군사령관, 해상왕이 두 분 계신다. 바로 장보고와 이순신이다. 이 두 분의 발자취가 완도 곳곳에 존재한다. 그중 이순신장군의 흔적이 있는 곳, 마지막 삼도수군통제영이 있었던 곳이자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후 그 유해가 머물렀던 곳이 바로 완도 고금도에 있는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지이다.
삼도수군통제영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산도만 떠오를 것이다. 완도 고금도에도 통제영이 설치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흔치 않다. 충무공은 명량해전 후 조선 수군을 정비하여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한 수군통제영이 필요했고 고금도가 적격이라 판단해서 고금도에 설치했다. 문헌기록에 보면 호남좌도와 우도(좌도와 우도의 기준은 서울에서 보았을 때 왼쪽이 좌도 오른쪽이 우도, 그래서 좌수영이 여수에 있고 우수영이 해남에 있다.)의 가운데 있고 지리적 여건도 좋고 농사지을 땅도 넓어 삼도수군통제영을 옮긴다는 내용이 나온다. 울돌목(명량)에서 패한 일본수군은 순천왜성에 진을 치고 버티고 있어 적을 100리 거리에 두고 대치하게 되었다. 장군의 마지막 본영이자 조명연합수군의 최초 연합전선이 형성된 곳 바로 이곳이다. 고금도에 진을 친 그 해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고 일본군은 철수의 움직임이 보였고 장군은 순천왜성을 공격하고 마지막 일전을 치르는데 그것이 노량해전이고 장군의 마지막이 되었다.
전사한 장군의 유해는 남해 관음포에 임시로 안치했다가 수군통제영이 있는 이곳으로 모셔서 10여 일 머문 후 고향인 충남 아산으로 옮겨졌다. 묘당도 이충무공유적지는 크게 월송대와 충무사로 나누어진다.. 노량해전 후 장군의 유해가 머문 곳이 월송대이며 문헌과 비각에는 80여 일 머물렀다고 되어있는데 유해의 이동시간이 모두 포함된 시간이라 실제 머문 시간은 10여 일이라 한다. 충무사는 이순신장군의 영정을 모신 곳으로 예전에는 관왕묘의 중심이었다고 한다. (관왕묘란 중국인들이 떠받드는 삼국지의 관우의 제사를 모시는 사당으로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군이 머무는 곳곳에 건립되었다.)
묘당도라고 하면 당연히 섬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논밭을 지나 바닷가 작은 동산이었다. 그 논밭이 매립된 곳이고 예전에는 바다였다고 한다. 가서 지형을 보니 배를 숨기기 좋고 인근 해역을 통제하기 좋은 위치인 것 같았다. 묘당도 바로 앞바다에는 해남도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당시 섬 안에 수 천 개의 허수아비를 만들어 놓고 밤이면 횃불을 밝혀 많은 군사들이 주둔 중인 것처럼 위장을 했다고 한다.
장군의 마지막 본영이자 죽어서도 다시 돌아온 곳. 지금 통제영 터에 대한 발굴 및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잘 재편되어 세상 많은 이들에게 장군의 정신과 업적이 더 알려지기를 바란다.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지 뒤에는 임진왜란 때 조선수군 본영이 설치되었던 역사적인 공간인 묘당도의 가치를 알리고 역사문화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고자 '완도이순신기념관'이 올해 장군의 탄신일(4월 28일)에 개관되어 장군의 활동과 조명연합수군의 활약상을 재조명하고 있다. 완도이순신기념관에는 장군의 활약상과 전투장면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는 영상관, 장군의 활동상을 고금도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연출한 상설 전시관, 시기별 특별전이 열리는 기획 전시관, 어린이 방문객들을 위한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아직 홍보가 미흡한지 박물관에 관람객이 우리 밖에 없어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박물관을 안내해 주시는 해설사분도 오랜만에 방문객을 만났는지 많은 질문을 했지만 세세한 설명과 함께 향후 계획까지 알려주셨다. 박물관뿐만 아니라 묘당도 유적지에도 우리 이외에는 아무도 없어 완도군과 지자체에서 좀 더 홍보를 해서 이순신장군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많이 알려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2023년 8월 6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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