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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고산 윤선도와 전복의 섬 보길도 여행

by 바구님 2023.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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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화흥포항 또는 해남 땅끝항에서 배로 40분 거리, 제주도로 가는 길목에 노화도와 보길도가 다리로 연결되어 다정하게 붙어있다. (물론 바로 옆에 소안도와 여러 작은 부속섬들도 많지만.....)

보길도에는 큰 배를 정박할만한 항구가 별로 없어 화흥포항에서 출발하면 노화도 동천항으로, 땅끝항에서 출발하면 노화도 산양항으로 가게 된다. 둘 다 보길도까지의 거리는 비슷해서 20~30분이면 보길도 어디든 도착할 수 있다. 물론 대중교통이 있으나 상당히 불편하다. 버스는 배차시간이 1시간 정도로 있고 택시는 귀할 뿐 아니라 비싸기까지...... 그래서 가급적 자가용을 배에 싣고 오는 편이 여러모로 편하다. 배편 요금은 화흥포 2023년 8월 기준 : 일반 6500원, 중고생 5900원, 경로 5200원, 소아 및 초등 3300원, 경차 14000원, 승용/승합차 18000원 땅끝항 : 일반 7150원, 경로 5850원, 중고생 6450원, 소아 및 초등 3400원, 경차 14000원, 승용/1톤 18000원, 승합(9~15인승) 20000원으로 차를 가지고 가시는 게 훨씬 편할 것이다. 배시간은 시기별로 변동은 있겠지만 화흥포, 땅끝 모두 한 시간에 한 대씩 꾸준히 있으니 걱정하지는 않으셔도 가능하다. 두 번 보길도를 갔었는데 모두 예약 없이 항구로 갔지만 다음 배를 바로 탈 수 있었고 차량 선적도 가능했다. (참고로 두 번 모두 여름 극성수기에 방문)

이제 보길도 여행을 시작해 볼까? 보길도는 윤선도와 전복을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곳이다. 이 둘이 이 섬의 전부라고 봐도 무관하다. 우선 윤선도유적지는 유적지 편에서 따로 다루었고 먹거리들은 맛집 편에 따로 다루었으니 여행지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예송리해수욕장과 상록수림 그리고 예작도

예송리 해수욕장은 보길도 명소로 청환석이라 불리는 갯돌(몽돌) 해변으로(몽돌) 폭 50m50m 길이 2km의 해수욕장이다. 비슷한 청환석해변으로는 완도의 구계등도 비슷한 구조이다. 파도가 오갈 때마다 파도소리와 돌 구르는 소리는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특효약이다. 해수욕장 바로 뒤는 천연기념물 제40호 예송리 상록수림이 있는데 길이 740m 폭 30m의 작은 숲이지만 방풍림과 어부림의 역할을 하는 기능성 숲이다. 여른에는 이 숲 속에 돗자리를 펴고 간이침대를 펴고 망중한을 즐기는 여행객과 주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작은 숲이지만 동백나무, 후박나무, 해송, 곰솔, 팽나무 등 다양한 상록 침엽, 활엽수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기능도 있고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마을. 바로 앞에는 예작도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5년 전에 없던 인도교가 생겨 섬주민들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예송리해수욕장의 일출이 아름답다. 전복안주로 인한 과음으로 늦게 일어나 늦은 일출을 봤지만 그것 또한 아름다웠다. 숙소 위치로도 숙소 바로 앞 아름다운 해변과 몽돌 일출광경 가능 등을 고려해 볼 때 보길도에서 예송리가 제일 좋아 보여 우리도 이곳에서 숙박을 했다.

(2023년 8월 5~6일 사진)

보길도 예송리해수욕장 일출
예송리해수욕장 몽돌해변과 예작도

 

송시열 글씐바위

조선조 문인이자 정치인이었던 송시열은 숙종의 왕세자 책봉 반대 상소를 올려 83세의 나이에 제주도로 유배를 가던 중 폭풍을 만나 보길도에 머물던 중 바위에 신세한탄과 충절을 읊은 시를 세긴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그는 인조부터 숙종까지 4대조를 섬긴 원로대신이고 후학들에게 '송자'라고 칭송도 받았지만 서인과 노론의 영수로 그의 후예들이 세도정치로 이어가서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난 개인적으로 정철과 송시열은 학자이자 문학가(시인)로만 남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고산 윤선도 역시 인조의 삼전도 사건을 듣고 세상을 듣고 제주도로 가던 중 풍랑을 만나 보길도에 들어왔고 그 풍경에 반해 그는 노년을 이곳에 보낸다. 하지만 둘은 많이 다르지 않은가? 역사는 지금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후대에서 평가한다.

어찌 되었든 글씐바위에 이르는 길은 상록수들로 덮힌 터널을 지나 해안 절별에 위치해 있고 노화도, 보길도, 소안도라는 큰 섬들의 가운데 위치해 있어 파도가 잠잠해 전복양식장들이 가득한 곳이다. 전국 전복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아름답고 유용한 바다이다. 그대는 슬퍼하며 신세한탄했겠지만 지금 이곳 어부들은 황금어장에서 전복을 키우고 우린 경치를 즐긴답니다~

글씐바위 글
글씐바위 시문 내용

 

망끝전망대

보길도의 서쪽 끝에는 노을이 너무 아름다운 망끝전망대가 있다. 땅끝이 아니라 망끝 바로 앞에는 육지와 제주도의 정중간 추자도가 보이고 날씨가 좋으면 제주도 본 섬도 보인다.

울 아들 뒤로 보이는 땅이 제주 추자도

 

국내 최고령 정자리 황칠나무

보길도 정자리에는 높이 15m에 달하는 황칠나무가 있는데 수령도 오래되고 국내 최대라 천연기념물 제479호로479 지정되었다. 황칠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따뜻한 곳에서만 자생하는데 특히 우리나라 남해안 도서지역산을 최고로 치고 그중 보길도산을 알아준다고 한다. 용도는 그 수액으로 가구, 금속, 가죽의 도료로 사용했으며 황칠을 하면 금빛이 난다하여 과거에는 중국에 조공품으로 보내기도 했단다. 그 양이 상당해 황칠 산지의 백성들은 힘들어서 황칠나무를 일부러 베어내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지금은 식용, 약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윤선도원림이 있는 부용동 일대에는 황칠나무를 많이 재배하고 상품화하고 있다. 보길도를 찾으면 황칠막걸리에 전복을 꼭 드셔보시길~

정자리 황칠나무

 

구석구석 찾아보면 윤선도원림과 지금 소개한 곳을 제외하고도 몇 곳 더 있지만 올여름 가장 더운 날씨에 방문한지라 체력의 고갈로 이 정도에서 마무리했다.
유명하지만 직접 와보면 미지의 섬인듯한 이곳. 아름다운 바다와 역사 그리고 자연을 간직한 보길도에서 모두들 좋은 추억만들어 가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