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지난 메밀꽃 명소 강원도, 제주도, 충청도 편에 이어 경상도, 전라도 편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
경남 하동 북천 코스모스메밀꽃축제
이전 코스모스 편에서도 언급한 곳으로 코스모스와 함께 메밀꽃도 아름드리 피는 곳이다. 아무래도 축제장이다 보니 예전에는 없었는데 1000원 정도 소정의 입장료가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가치는 있기에 아깝지 않을 것 같다. 다른 지역의 메밀꽃밭과는 다르게 울긋불긋 컬러풀한 코스모스와 새하얀 메밀꽃의 조화가 눈을 즐겁게 만든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핑크뮬리와 백일홍도 컬러를 더 해 준다. 올해 축제일정은 9월 27일~10월 9일까지 진행되는데 번잡한 상황이 싫으신 분들은 축제기간을 피해서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옛 북천역에 가면 레일바이크도 탈 수 있으니 원하시는 분은 미리 예약해서 가기 바란다. 하동 북천까지 갔다면 청학동, 삼성궁, 화개장터, 악양 평사리 최참판댁도 같이 들러보면 풍성한 가을 하동여행이 될 것 같다. 하동 섬진강하면 재첩인데 개인적으로 올봄에 다녀온 ‘동흥재첩국’의 재첩회덮밥이 상당히 구성도 좋고 상당히 맛있었다.
경남 밀양 명례생태공원
밀양시 하남읍 낙동강변에 위치한 명례생태공원은 갓 생긴 따끈따끈한 메밀꽃 명소로 지역 이장협의회에서 경관농업의 일환으로 조성해서 올봄에도 메밀밭을 조성했는데 많은 관광객과 지역민들의 성원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힘입어 지난 8월 초 메밀씨를 다시 파종해 이번 9~10월에도 낙동강변에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한 장관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명례생태공원 조성사업은 하남읍 이장협의회와 업무협약으로 2020년부터 시작되었다. 지자체들의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을 응원한다. 인근 삼랑진읍에는 나라의 경조사 때 눈물을 흘리는 ‘표충비’와 여름에 얼음이 어는 ‘얼음골’과 더불어 밀양 3대 신비에 속하는 바위마다 다른 소리가 나는 ‘만어사 경석’이 있는데 산 정상부에 있으나 차량으로 이동이 가능하니 꼭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밀양에는 돼지국밥 맛집이 많지만 하남읍에는 허영만선생도 감탄하고 간 ‘제일식당’의 돼지국밥이 가까이 있으니 맛보길 바란다.
경북 예천 호명면 월포생태공원
예천군 호명면은 몇 년 전 새롭게 경북도청이 이전한 곳이다. 그 인근 내성천 월포생태공원 역시 밀양 명례생태공원 같이 따끈한 신상 경관농업단지인데 2022년 예천군 호명면 새마을협의회와 부녀회가 주관하여 해바라기, 코스모스 경관단지와 메밀밭 경관단지를 조성했다고 한다. 지자체에서도 2만여 평에 달하는 메밀꽃밭을 홍보하기 위해 SNS와 현수막을 통해 알리고 편의시설도 설치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영월 메밀꽃밭 같은 붉은 메밀도 같이 파종해서 흰 소금과 핑크빛 히말라야솔트를 같이 뿌려놓은 듯한 경관을 볼 수 있겠다. 월포생태공원 앞을 흐르는 내성천이 낙동강과 만나는 지점이 우리나라의 마지막 주막인 ‘삼강주막’이 있는 곳이고 바로 옆이 우리나라 대표 물돌이마을 중 하나인 ‘회룡포’가 있는 곳이니 예천을 찾는다면 같이 여행하면 좋을 것 같다. 식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육회를 가늘게 썰고 간장으로 비벼 먹는 육회비빔밥이 유명한 예천읍내 ‘백수식당’에서 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경북 포항 호미곶면 대보리
호랑이의 꼬리를 뜻하는 호미곶은 경북의 대표적인 경관농업단지로 봄에는 유채꽃과 청보리, 여름과 가을에는 해바라기와 메밀꽃으로 관광객을 유혹하는 곳이다. 호미곶의 메밀꽃밭도 제주도처럼 2번 파종을 하기 때문에 6월과 9월 2번 메밀꽃을 볼 수 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15만 평의 규모로 크기도 어느 곳에 밀리지 않을 만큼 거대하고 무엇보다 푸른 동해바다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 타 지역과의 차별화이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농업진흥청 시범사업 공모에 호미곶면 보리를 활용한 지역 수제맥주 활성화사업이 선정되어 하얀 메멜꽃밭에서 수제맥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이곳을 찾는다면 당연히 호랑이의 꼬리 '호미곶'을 보고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이자 구룡포 관광명소인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에 가보고 각종 해산물을 넣고 매콤하게 끓여내는 향토음식인 모리국수의 원조인 ‘까꾸네모리국수’에서 간단한 한 끼 식사를 추천한다.
전남 장흥 선학동마을
선학동은 선학동메밀마을 또는 선학동유채마을로 불리고 있다. 그만큼 봄에는 유채꽃으로 가을에는 메밀꽃으로 유명한 곳이라는 말 아니겠나. 이곳을 주제 이청준의 소설 ‘선학동 나그네’가 창작되었고 우리나라 영화계의 거장 임권택감독의 영화 ‘천년학’은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했으며 이 마을을 배경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이곳도 호미곶처럼 바로 앞에 바다가 있는데 동해처럼 뻥 트인 바다가 아닌 육지로 둘러싸인 좁은 만과 작은 섬들이 있는 아기자기한 바다를 품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동해바다보다 더 아름다운 것 같다. 여기는 다른 지역처럼 대규모로 경관농업단지를 꾸민 곳이 아니기에 작은 바닷가마을 언덕에 펼쳐진 메밀밭이라 생각하면 되고 주차장은 있지만 별도의 편의시설도 없으므로 주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유의해야겠다. 녹차로 유명한 보성과 해남, 완도 사이에 위치해 있어 해남, 완도를 여행할 때 같이 보면 좋을 것 같고 안양면 수문해수욕장 앞에 있는 ‘바다하우스’는 바지락, 키조개무침이 유명한 곳이니 바다내음 가득한 한상을 받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전북 고창 학원농장 고창
학원농장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유명 관광지다. 봄에는 유채꽃과 청보리,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메밀꽃과 코스모스, 겨울에는 설경까지 사계절 모두 흠잡을 데가 없는 경관농업의 정석을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15만 평의 구릉성 대지 위에 오솔길과 원두막들이 잘 되어 있어 걷기도 좋고 사진 찍기에도 정말 좋은 곳이다. 특히 코스모스와 백일홍, 메밀꽃이 같이 피어 있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는 사진을 남기려면 줄을 서야 하는 포토존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초가을여행의 최고 명소가 어디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단연 고창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가을의 고창을 좋아한다. 학원농장의 하얀 메밀꽃과 노란 코스모스와 형형색색 백일홍, 선운사의 빨간 꽃무릇으로 대표되는 고창만큼 이 가을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고창에는 먹거리도 많은데 이번에는 이색음식을 소개할까 한다. 원조의 논란은 있지만 짬뽕과 짜장면이 칸막이로 나뉜 짬짜면이 아닌 섞어 먹는 짬짜면으로 유명한 ‘나래궁’을 추천드린다.
마무리하며
오늘 소개한 메밀꽃밭보다 훨씬 많은 곳들이 있고 새로 조성 중이겠지만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곳들만 소개해 드렸다. ‘소금을 뿌린 듯이’ 숨 막힐 지경이라는 이효석 선생의 표현처럼 이 가을에 숨 막히게 아름다운 메밀꽃밭에 빠져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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