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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꽃과 잎이 만날 수 없어 슬픈 상사화, 꽃무릇 명소 : 경상도편

by 바구님 2023.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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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앞서 꽃무릇 명소 전라도 편에 이어 경상도 편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
 

경북 김천 직지사

경상도에서 최고의 꽃무릇 명소를 찾는다면 나는 단연 김천 직지사를 꼽는다. 직지사는 역사도 상당히 오래되었는데 고구려의 아도가 지었다는 설도 있고 신라 눌지왕 때 신라 최초 사찰인 구미 도리사와 함께 지었다고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신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중 하나인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많은 고승들이 직지사에서 생활했었고 특히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으로 유명한 유정대사(사명대사)도 이 절에서 승려 생활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경내에는 폐사지 같은 다른 곳에서 옮겨온 유물을 포함 수많은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들이 있다. 오랜 역사와 문화재로 유명한 직지사가 이제 꽃무릇으로 더 유명해졌다. 2019년 김천시에서 관광명소 직지사의 볼거리 제공을 위해 꽃무릇 20만 본을 식재했는데 1년 뒤인 2020년부터 만발하게 되었고 때마침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관광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입구 일주문부터 펼쳐지는 빨간 오솔길을 걸으면 레드카펫을 걷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직지사는 백두대간이자 100대 명산 중 하나인 황악산에 위치해 있고 등산로가 직지사를 지나가서 많은 등산객들이 찾기도 한다. 
김천에는 줄 서서 포장해 가는 '중국만두'라는 작은 노포 만두집이 하나 있는데 찐만두 단일메뉴만 있고 묘하게 끌리는 맛으로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식당이다.

김천 직지사 꽃무릇

 

대구 서구 그린웨이

대구 서구 중리동에 위치한 그린웨이는 도시근린공원으로 구. 중리체육공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린웨이는 야생화원, 향기원, 장미원, 백합원, 암석원, 상록수원, 테라피원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생각보다 크고 산책로도 잘 되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봄부터 장미원과 백합원은 그 이름대로 장미와 백합이 가득하고 샤스타데이지까지 덤으로 가득한 명소로 유명하다. 특히 꽃무릇은 백합원을 중심을 집중적으로 피어 있어 꽃무릇만 보려면 백합원으로 바로 가면 된다. 해마다 꽃무릇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에 꽃무릇가요제나 꽃무릇음악회도 열리니 대구시민들은 그 시기에 맞춰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구는 다르지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나의 최애 떡볶이집인 ‘달고떡볶이’는 가성비도 좋고 매콤 달콤 맛도 좋은 곳으로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포장해서 가도 괜찮은 곳이다.

대구 서구 그린웨이 꽃무릇

 

울산 대왕암공원

울산 대왕암공원은 울산 동구 방어진에 위치해 있고 경주 문무대왕 수중릉과 같은 전설을 간직한 곳으로 노송들과 출렁다리, 울기등대, 해변 등 공원으로 잘 꾸며져 울산시민들의 휴식처로 잘 알려진 곳이다. 대왕암공원 주차장에서 대왕암까지 들어가는 산책로에는 키 큰 노송들이 빼곡하고 그 그늘 아래에는 여름에는 맥문동으로 보랏빛 물결이 일다가 초가을이면 꽃무릇으로 붉은 파도가 치는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인파가 넘치는 곳이다. 출렁다리 또한 길이 300m가 넘고 높이 43m에 달하는 거대한 해상 출렁다리로 발아래로 파도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아찔함을 선사하는 대왕암공원의 명물이다. 대왕암 앞 울기등대는 울산에서 가장 먼저 생긴 등대로 국가등록문화재로도 등록된 건물이다. 공원이 워낙 커서 꼼꼼히 돌아본다면 서너 시간은 훌쩍 가리라 생각된다.
같은 방어진에 위치한 ‘천안문’이라는 중국집은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울산에서 국내 최강 가성비를 자랑하는 중국집으로 유명한데 아직 짜장면 2000원, 미니탕수육 5000원을 고집하고 있어 식사가 아닌 요리를 먹어도 큰 부담이 없는 곳이다.

울산 대왕암공원 꽃무릇

 

경남 함양 상림공원

지리산과 덕유산 사이에 있는 경남 함양에는 사계절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상림이라는 숲이 있다. 상림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림으로서 신라 최치원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전해 내려오는데 최치원이 이곳 태수로 있으면서 수해를 막기 위해 만든 인공림이 상림이기 때문이다. 최치원과 관련된 전설 하나, 효심이 지극했던 최치원은 어머니가 상림에서 뱀을 만나 놀랐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상림으로 달려가 미물들은 사라지라고 외쳤고 그 이후 상림에는 뱀, 지네와 같은 미물들이 없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확인을 해봐야 하나? 상림은 원래 대관림으로 불렸으나 큰 홍수로 숲이 반 잘려 상림과 하림으로 나누어졌고 본래의 모습을 계속 유지한 상림(上林)만 남게 되었다. 지금의 상림은 함양군민들의 휴식처로 사계절 꽃밭과 여름에는 연꽃, 초가을에는 꽃무릇이 숲길 옆으로 빨갛게 물들고 더 지나면 단풍도 아름다워지는 도심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함양읍내에서 지리산 방향으로 가려면 지안재, 오도재라는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데 그 고갯길이 구불구불하고 아름다워 출사지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니 함양을 찾으신다면 꼭 가보시기 바란다. 식사장소로는 함양읍내 ‘달동네’가 내륙지방임에도 불구하고 콩나물 없는 대구뽈찜과 갈치조림으로 유명한 곳이라 추천드린다.

함양 상림공원 꽃무릇

 

경남 사천 선진리성 / 수양공원

사천 선진리성은 선진리왜성이라고도 불리는데 왜성이란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이 이순신장군에 의해 해상진격이 막히고 명나라군의 참전으로 전세가 역전되자 남해안과 동해 남부 일대에 일본식 축성법으로 쌓은 성들이다. 이 선진리성 바로 앞에서 벌어진 사천해전은 거북선이 등장한 최초의 전투였다. 이런 역사를 간직한 선진리성은 봄이면 벚꽃 명소로 유명한데 9월이면 꽃무릇으로도 유명하다. 사실 꽃무릇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르는 분들도 많을 거다. 선진리성 입구부터 펼쳐지는 꽃무릇의 붉은 자태는 선진리성과 사천만 바다와도 조화가 환상적이다.
그리고 같은 사천에 위치한 수양공원은 조선 세종 때 축성된 사천산성 일대에 만든 사천시민들의 휴식공간이다. 공원에는 느티나무와 소나무 혼합림이 우거져 있고 곧지 않게 삐뚤삐뚤 자란 소나무와 꽃무릇의 조합이 너무 잘 어울린다. 두 곳 모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변환경과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곳으로 삼천포나 남해여행을 가실 때 또는 진주여행을 가실 때 같이 코스를 엮어도 괜찮은 곳이다. 물론 사천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여행하기 좋은 곳이지만.
사천읍시장과 사천읍내에는 이름난 국수집들이 몇 있는데 그중 사천읍시장 내 ‘예지분식’은 가성비도 좋은 물국수 칼국수 수제비를 맛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칼국수와 수제비이다.

사천 선진리성 꽃무릇

 
마무리하며

이외에도 경상도에는 마산 산호공원, 남해 앵강다숲, 하동 송림공원, 김해 활천꽃무릇숲길 등 꽃무릇으로 알려진 곳이 더 있지만 내가 한 번 느껴보고 나중에 다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물론 수도권에도 분당중앙공원과 길상사에서 꽃무릇을 감상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도권에 계신 분들도 이렇게 좋은 날씨에 잠시 마음을 비우고 꽃무릇을 찾아 남쪽으로 내려와 보시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