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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눈 내린 듯 하얗게 내려앉은 메밀꽃 명소 : 강원도, 제주도, 충청도

by 바구님 2023.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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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오늘은 9월이면 흰 눈 내린 듯 세상을 하얗게 만드는 메밀꽃을 찾아 떠나볼까 한다. 우선 메밀의 어원은 산의 우리말인 ‘뫼’에서 나는 ‘밀’로 뫼밀에서 메밀로 바뀌었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메밀이라는 단어가 표준어이지만 모밀이라는 사투리 단어도 혼용되어 많이 쓰이고 있는데 특히 일본식 메밀국수인 ‘소바’를 우리말로 할 때 ‘냉모밀’이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여기에 냉메밀이라고 말하면 뭔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메밀은 티베트를 포함한 중국의 중남부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고 중국 북부지역의 기후가 메밀의 생산에 적합하기 때문에 중국산이 국산에 비해 품질이 밀리지 않는 몇 안 되는 작물 중 하나라고 한다. 서늘하고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고 생장기간도 짧아 산간지방에서 많이 재배되었고 구황작물 중 하나로 예로부터 많이 이용되었다. 국내에서는 메밀이라면 당연히 산이 많은 강원도가 최대의 생산지라고 대부분 알고 있지만 사실은 전국 생산량의 60% 정도가 제주도에서 생산되고 강원도는 10% 정도만 생산된다고 한다. 메밀은 까칠한 식감 때문에 밥으로 먹기보다는 주로 가루를 내서 면이나 떡으로 만들어 먹었다. 그래서 발달한 것이 북쪽에서는 냉면, 남쪽에서는 막국수였고 메밀묵, 빙떡, 메밀전병도 같이 발달하게 되었다. 메밀을 면으로 자주 접하다 보니 100% 메밀로 만든 면이라는 문구를 가끔 보았을 거다. 하지만 메밀은 글루텐 함량이 너무 낮아 찰기가 떨어져 반죽을 뜨거운 물을 사용해 익반죽을 만들거나 밀가루(전분)를 섞어서 사용해야 탱탱한 면발을 만들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거의 모든 제품들도 밀가루(전분)가 20~30% 정도는 배합해서 만든다고 한다. 최근에는 메밀가루에 메밀뻥튀기가루를 배합해서 메밀 100%로 탱탱한 면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어 점점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메밀면이나 묵, 떡이 검은색이다 보니 메밀의 색이 검은색이 아닌가 많이 오해하는데 실제로는 흰색이고 예전에 기술이 떨어져 껍질을 같이 갈아서 검은색이 나타났고 이제는 흰색으로 만들면 밀가루를 섞었다는 오해 때문에 그냥 검게 만든다고 한다. 메밀은 7~10월에 흰색 꽃을 피우며 9~10월에 삼각뿔 모양의 열매를 맺는다. 메밀은 생장속도가 빠르고 기간이 짧아 파종시기에 따라 꽃이 피는 시기와 수확시기가 달라지는데 우리가 주로 여행할 곳들은 대부분 9월에서 10월이 여행적기이다. 이제 메밀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아보았으니 메밀꽃을 찾아 떠나보자.

 

강원도 평창 봉평

메밀꽃 축제라면 가장 알려진 곳이 평창 효석문화제 또는 봉평 메밀꽃 축제이다. 평창이 메밀의 고장으로 유명한 이유는 현대 문학의 대가 중 한 분이신 이효석 선생의 ‘메밀꽃 필 무렵’ 때문일 거다. 실제 이효석의 고향도 평창군 진부면이고 ‘메밀꽃 필 무렵’의 집필 주무대도 평창군 봉평면 일대이다. 그래서 매년 9월이면 이효석문학관이 있는 평창군 봉평면 메밀꽃밭에서 축제가 열린다. 2023년 올해는 메밀꽃밭의 규모가 100만m2의 규모라고 한다. 문학과 메밀꽃의 만남, 왠지 어울리지 않은가?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한 구절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 부분은 너무나 유명해 메밀꽃을 표현할 때 정말 많이 쓰이는 표현이다. 소금을 뿌린 듯한 그 메밀꽃밭을 다시 보고 싶다. 국내에서 송어양식을 1960년대에 처음 시작한 곳이 평창이고 원복송어양식장이라는 곳이다. 1 급수가 아니면 살지 않고 수온도 까다로워 양식이 어려웠는데 물 좋고 물 맑은 평창이 최적지였다. 평창에서 메밀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좋겠지만 송어회를 맛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원조 양식장은 주로 식당에 납품하고 지금은 많은 양식장과 송어전문점이 있으니 가까운 전문점을 찾으시면 될 것 같다.

평창 봉평메밀꽃축제

 

강원도 영월 삼옥리(동강변)

2년 전 군동문 모임이 있어 영월 탑스텐리조트 동강시스타에 갔었는고 동강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사진을 찍고 있는데 옆에 계시던 분이 강 건너 조금만 가면 붉은 메밀꽃밭을 볼 수 있다고 해서 해가 뜨자마자 찾아갔는데 너무 아름다워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흰색이 아닌 붉은 메밀꽃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검색을 해보니 흔하지는 않지만 있다고 나와 있었다. 위치도 몰라서 그냥 상류로 도로 따라서 가다가 보면 동강변에 붉은 꽃밭이 눈에 띌 테니까 그냥 가보라는 말만 듣고 출발했었고 정말 그 핑크빛, 연홍색에 이끌려 찾을 수 있었다. 다른 메밀꽃밭들처럼 엄청나게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붉은 메밀꽃과 그 꽃밭을 둘러 돌고 있는 동강과 그 동강을 막아선 절벽들이 너무 조화를 이루어 멋짐이 흘러넘쳤다. 위치는 삼옥 2리 마을회관이나 동강하이원래프팅을 검색해서 찾아가면 바로 앞이 붉은 메밀꽃밭이니 찾기는 어렵지 않을 거다. 나는 영월을 가면 항상 영월서부시장에서 먹거리를 사는데 서부시장 닭강정은 속초 중앙시장, 인천 신포시장과 함께 전국 3대 닭강정으로 명성이 자자하고 메밀전병, 콧등치기국수, 올챙이국수 같은 향토음식도 많이 팔고 있다.

영월 삼옥리 붉은메밀꽃

 

제주도 조천읍 와흘리 / 제주시 오라동

조천읍 와흘리는 와흘메밀마을이라는 별칭답게 전국 메밀 최대산지인 제주도에서도 최대산지이고 제주시 오라동은 100만m2의 면적에서 메밀꽃을 볼 수가 있다. 메밀은 최저 평균 온도가 15도 이상되어야 발아하는데 제주도는 봄철 기온이 높아 봄에도 재배가 가능해서 4월에 파종해서 6월에 꽃을 보고 7월 수확, 8월에 파종해서 9월에 꽃을 보고 10월 수확하는 식으로 메밀 2기작이 가능해 봄, 가을 두 번 꽃을 볼 수 있고 축제도 두 번하는 국내 유일의 지역이다. 제주도에서는 2기작을 위해 생산성이 낮은 외래종을 주로 재배하고 있지만 품종개량을 통해 2기작이 가능한 국산 품종으로 대체 중이라고 한다. 위에 이야기한 두 지역은 아니지만 ‘한라산아래첫마을 제주메밀식당’이라는 곳은 식당이름처럼 해발고도 500m 지점에 있는 메밀전문식당으로 제주의 다양한 메밀요리를 맛볼 수 있다.

제주 와흘메밀마을 메밀꽃

 

충북 청주 추정리(된내기골)

된내기골로 알려진 청주 추정리 메밀밭은 청주시 낭성면 추정리 44-112에 위치해 있으며 각종 SNS와 방송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진 곳이다. 메밀은 메밀을 수확하기도 하지만 메밀꽃이 주요 밀원식물이기 때문에 꿀을 생산하기 위해 심기도 한다. 추정리의 경우 후자로 토종꿀 생산을 위해 조성한 메밀밭이 메밀꽃 명소가 된 케이스이다. 이름 없는 한적한 골짜기 동네가 메밀꽃바다를 이루면서 유명해져서 넓고 입장료도 없어 좋지만 그만큼 개발이 덜 되어 길이 좁아 교통이 불편함은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추정리 메밀꽃밭은 9월 말~10월 초가 평년 기준 절정기이다. 전년 기준으로는 10월 초가 되면 산골짜기 계곡 전체가 가을에 함박눈 내린 설경을 볼 수 있을 거다. 청주는 돼지고기를 넣고 찌개와 볶음의 중간쯤 되는 짜글이라는 음식이 유명한데 ‘진주식당’과 ‘보글보글촌’이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는 짜글이전문점이다.

청주 추정리 된내기골 메밀꽃밭

 

다음 편 소개

메밀의 주산지인 제주도, 강원도와 함께 충청도의 명소만 간략히 소개드렸고 영호남 편은 다음에 이어가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