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소개
금주 주말에는 대구 날씨가 영상 20도까지 올라간다는 소식이 있다. 벌써 구례에는 산수유꽃도 만발하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 산수유의 노란 봄소식이 들려올 즈음해서 또 다른 노란 봄소식이 바로 올라오는데 바로 수선화이다. 수선화는 추위에 잘 견뎌 제주도 같은 곳은 빠르면 12월에 꽃을 피우기도 해서 설중화(雪中花)라고도 불리고 육지에는 남쪽부터 3월 중순이면 꽃을 피운다. 그래서 1월 탄생화이기도 하다. 겨울을 이겨내고 환하게 미소 짓는 수선화는 꽃말이 자기애, 자존심, 부활, 신비, 영원한 사랑 등 여러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꽃말에는 슬픈 사연이 하나 담겨있는데 나르시시즘의 유래가 된 이야기로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잘생긴 나르키소스가 물에 비친 자신의 멋진 모습을 보고 반해서 물에 빠져 죽은 뒤 그 자리에 피어난 꽃이 수선화라고 한다. 원산지가 지중해 연안이라 그리스 로마신화에도 가끔씩 등장하고 한자뜻을 그대로 풀이하면 물에 사는 신선이다. 그만큼 물이 많이 필요한 식물이라고 한다. 추사 김정희도 제주도 유배 당시 수선화를 아주 좋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러 설화와 이야깃거리에 자주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아름다워서 이야기의 소재가 된다는 것이 아닐까? 그럼 수선화 명소를 따뜻한 남쪽 경상도 전라도 먼저 알아보자.
경남 거제 공곶이
수선화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바로 거제 공곶이이다. 공곶이라는 지명의 뜻은 바다 쪽으로 뻗은 육지의 끝, 예를 들어 호미곶처럼 그런 곳을 곶이라 하고 엉덩이를 뜻하는 고의 결합어로 엉덩이처럼 튀어나온 지형이라고 부른 이름이라 한다. 거제도의 한산한 조그만 동네가 이맘때만 되면 북적거리는데 단 하나 수선화를 보기 위한 인파 때문이다. 예구마을에 주차를 하고 크지 않은 마을 뒷산을 넘어가면 계단식 다랭이밭에 수선화, 동백, 종려나무 등 다양한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다. 여러 매체에도 많이 소개되었지만 노부부 두 분이서 1969년부터 황무지를 호미와 곡괭이로만 개간해서 귤나무를 심었다가 동사해서 실패하자 대신 동백나무와 수선화를 가꾸었고 지금까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조건 없이 내어주시고 계신다. 지금쯤이면 동백과 수선화를 같이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인데 이곳이 더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앞에 몽돌해변과 바다가 펼쳐져 있고 내도와 외도섬이 손에 닿을 듯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공곶이로 넘어가는 '동백터널'이 유명한데 거제시에서 돌계단을 새로 깔고 정비해서 더 고즈넉한 느낌을 주고 드디어 3월 16일~17일 이틀간 ‘제1회 공곶이 수선화 축제’가 개최된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요. 공곶이 너머 가장 가까운 번화가인 지세포에 있는 ‘일운막썰어회’는 현지인이 추천해서 몇 번 찾은 곳인데 인근에 숙소를 잡을 경우 저렴하게 자연산 회를 떠서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부산 남구 오륙도
오륙도는 노래를 통해서 더 많이 알고 있는 곳이지 않은가? ‘돌아와요 부산항에’에서 등장하는 그 오륙도, 꽃피는 동백섬에는 동백꽃으로 봄이 오고 연락선이 돌아가는 오륙도에는 수선화로 봄이 온다. 엄밀히 말하면 오륙도가 아니라 오륙도 앞 부산 용호동에 위치한 오륙도해맞이공원에 수선화가 많이 심어져 언젠가부터 명소가 되었는데 올해는 날씨가 많이 따뜻해서 현재 거의 만개상황이라고 한다. 도심에 위치한 곳이라 많은 인파로 인해 주차가 협소할 텐데 해맞이공영주차장에 먼저 주차를 하고 만차이면 오륙도수변공원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기 바란다. 공곶이는 바다와 수선화와 바로 앞 내도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면 여기는 바다와 수선화와 오륙도가 바로 그림이다. 이런 경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부산시민들이 부럽기만 한건 나만 그런가? 오륙도가 위치한 용호동에는 팥빙수와 단팥죽으로 유명한 노포인 ‘할머니팥빙수단팥죽’ 본점이 있으니 시원한 경치와 함께 시원하게 한 그릇 추천드린다.
울산 남구 무거천궁거랑공원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에는 우리나라에 둘 뿐인 국가정원이 있다. 그리고 태화강국가정원에 비하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태화강의 샛강 무거천에도 예쁜 꽃밭이 있다. 무거천 궁거랑공원은 활처럼 휘었다고 ‘궁(弓)’, 실개천의 경상도 사투리 ‘거랑’이 합쳐서 궁거랑이다. 무거천에는 3월 말 4월 초가 되면 아름다운 꽃 파티가 펼쳐지는데 벚꽃과 수선화가 같이 연분홍과 노랑의 조화를 보여준다. 그 주인공은 사실 벚꽃이라 축제이름도 '궁거랑 벚꽃 한마당'이고 울산인근에서 가장 큰 벚꽃축제이다. 주인공이 누구이면 어떠하리. 원래 공해와 심한 오염으로 찌들었던 무거천을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어 놓았으니 이곳 또한 환경사업의 산물 중 하나이다. 도심이라 주차는 어렵지만 공용시설을 이용하시길 추천하고 또 도심이라 야경 또한 아름다운 곳이니 야간에 찾는 것도 추천드린다. 울산을 지나는 길이나 볼 일이 있을 경우 타이밍 잘 잡아서 두 꽃들의 앙상블을 느껴 보시기 바란다. 무거동에는 지역 애주가들에게만 소문난 ‘유객주’라는 식당이 있는데 엄청난 양과 맛의 안주에 술독에 빠질 수밖에 없는 그런 곳이니 찾게 된다면 단단히 준비하시기 바란다.
전남 구례 지리산치즈랜드
구례 지리산치즈랜드는 남원과 구례 가운데 위치한 곳으로 이름에서도 알다시피 목장에서 치즈 만들기, 송아지 우유 먹이기 등 다양한 목장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목장 특성상 언덕에 위치해 있고 호수도 같이 있어 수선화가 필 때면 알프스의 그것과도 비슷한 분위기를 낸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소아 3000원 정도 되지만 목장에 펼쳐진 노란 꽃밭을 보는 즐거움과 맞바꿀 수 있지 않을까? 이곳 위치가 구례군 산동면인데 산수유로 유명한 구례 산동마을과 매화로 유명한 화엄사도 가까이 있어 잘만 맞추면 아름다운 꽃 삼종세트를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치즈랜드 산수유개화시기는 3월 말 4월 초 정도 예상한다. 구례읍내 ‘목월빵집’은 시골답지 않게 빵지순례 명소로 알려진 곳으로 저온천연발효기술로 여러 가지 빵을 만들고 있는 곳이니 빵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찾으시기 바란다.
전남 신안 선도
전남 신안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섬으로만 이루어진 행정구역(군)이다. 신안은 최근 많이 알려진 퍼플섬을 비롯해서 컬러마케팅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예를 들어 퍼플섬(안좌도, 박지도, 반월도)은 라벤더, 아스타국화와 같은 보라색으로, 도초도는 수국을 대표로 연파랑으로, 12 사도섬으로 유명한 병풍도는 맨드라미를 주제로 빨강으로, 선도는 수선화를 주제로 한 노랑으로 홍보해서 많이 알려졌다. 이 섬들은 마을 지붕도 모두 그 섬을 대표하는 색으로 통일했다. 선도는 지붕도 노랗다는 말이다. 연륙교들이 많이 생겼지만 선도는 아직 뱃길을 이용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 들어가는 길은 어렵지만 그만큼 한적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복순이라는 할머니께서 섬으로 귀촌을 해서 30여 년 전부터 수선화를 비롯한 다양한 꽃들을 심으면서 작은 섬이 수선화섬이 되었고 지금은 200만 송이정도 심어져 축제까지 열리게 되었는데 올해도 3월 22일부터 4월 7일까지 17일간 '섬수선화축제'가 열린다. 입장료가 6000원 있으나 노란 옷을 입고 오면 50% 할인을 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선도를 갈 때는 여러 항구에서 출항이 가능하지만 압해도 가룡항을 이용하는 것이 축제기간 동안 배편도 가장 많고 주차공간도 가장 넓으니 추천드린다. 압해도를 가려면 목포를 지나야 하니 식사는 목포에서 하시는 것을 좋을 것 같다. 목포는 여러 해산물과 먹거리가 많아 '목포 9 미'라고 해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꽃게도 그중 하나로 꽃게살로만 만든 비빔밥이 주력인 ‘장터식당’을 추천드린다.
우선 성격 급하게 미리 피어난 남쪽 지방들이 있어 경상도와 전라도 위주로 먼저 소개 올린다. 주말에 어딜 가지? 고민하신다면 노란 봄빛을 발산하는 수선화도 좋을 것 같다.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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