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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꽃샘추위를 뚫고 피어나는 매화명소 (전국)

by 바구님 2024.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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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작년에는 이상기후로 인해서인지 모든 꽃들이 늦게 피거나 개화를 해도 예전에 비해 적게 피어 꽃을 찾는 상춘객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는데 올해는 벌써 남쪽에서는 매화를 필두로 꽃소식이 들려온다.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일주일 이상 당겨질 것으로 기상청에서도 예상하고 있으니 미리 봄여행 준비를 하시는 건 어떨까 한다. 우리 아파트에도 매화가 살짝 고개를 들이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주말에 강추위가 예상된다고 하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눈소식도 있다. 잘하면 눈 덮인 매화나뭇가지 사이에서 피어나는 설중매(雪中梅)를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매화꽃은 가장 먼저 피는 꽃으로 비슷한 시기에 피는 벚꽃, 살구꽃, 복사꽃이랑도 비슷하게 생겼다. 매실나무가 장미과 벚나무 속의 나무이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매화나무라고 부르지만 국가표준식물목록 상에서 정식명칭은 ‘매실나무’라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주로 색깔로 구분하고 있으며 백매화, 청매화는 꽃은 흰색이고 꽃받침이 붉고 연두색인 점이 다르고 홍매화는 진분홍빛 꽃이고 겹홍매화는 분홍빛을 띠고 있다. 우리가 백의민족이라 그런지 조선시대에는 청매화를 높이 평가했다고 하고 중국은 원래 붉은색을 좋아하는 민족이니 홍매화를 높이 산다고 한다. 백매화와 청매화는 벚꽃과 매우 닮았는데 가장 쉬운 구분법은 냄새를 맡아보고 향기가 있으면 매화이다. 이제 매화향 그윽한 전국의 매화명소로 떠나보자.

 

전남 광양 매화마을

전남 광양시 다압면 일대 섬진강을 따라 백운산 자락에 대규모의 매화단지들이 있고 아마도 꽃축제 중에 손에 꼽히는 게 광양매화축제가 아닐까 한다. 올해는 3월 8~17일 매화축제가 열릴 예정이지만 더 빠른 개화가 예상되고 지난 주말에 이미 개화상태가 20% 이상 진행되었다는 제보가 있었다. 광양은 우리나라 최대의 매실 산지로 도시이름에서도 빛나는 햇살이라는 뜻을 품고 있단다. 광양에서도 섬진강 따라 위치한 다압면 일대가 매실밭이 집중되어 있고 그중에서도 홍쌍리청매실농원이 가장 유명하다. 대부분 광양매화마을 간다고 하면 홍쌍리청매실농원에 간다고 보면 된다. 곳곳에 포토존이 위치해 있고 특히 전망대들과 장독대는 인기코스이다. 올해는 처음으로 입장료를 5천 원 받는다고 하지만 전액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나누어 준다고 하니 부담 없이 보셔도 좋을 것 같다. 매화가 피고 조금 더 지나면 강 건너 마을 하동에는 벚꽃이 또 흐드러지게 피니까 그때 방문해도 좋은 장소이다. 강다리만 건너면 경남 하동군 하동읍이라 식사는 하동에 가서 하는 것이 선택의 폭이 더 넓을 것이다. 섬진강하면 재첩국인데 개인적으로 하동읍내 위치한 ‘동흥재첩국’이 상당히 깔끔하고 마음에 들었는데 재첩회덮밥을 주문하면 회덮밥과 재첩국까지 같이 나오니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다.

광양 매화마을

 

전남 순천 탐매마을

다음 소개할 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봄꽃 축제를 개최 예정인 순천 탐매마을이다. 순천시내 매곡동에 위치한 탐매마을은 3월 2일 제6회 매곡동 탐매축제를 개최한다. 최근 2월에 이례적인 따뜻한 날씨가 찾아오면서 안 그래도 청매화, 백매화보다 일찍 피는 홍매화 1200그루가 주종인 탐매마을에 2월 초부터 꽃망울이 터트리기 시작해서 축제날짜를 앞당기고 이미 상춘객들이 마을을 점령하고 있었다. 물론 지난 주말 나도 그 무리 중 하나였다. 이 봄의 첫 꽃축제를 누릴 수 있는 구간은 탐매희망센터 일원으로 주요 view point는 순천의료원, 탐매정원, 홍매화거리 등이 있다. 매화뿐만 아니라 각종 조형물과 벽화들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그리고 아마도 축제기간 중에는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니 ‘매산뜰주차장’을 검색해서 주차를 하고 도보로 10여분 이동해서 즐기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된다. 탐매마을과 가까운 곳인 바로 길 건너에 순천웃장 국밥거리가 있는데 경상도식과는 다른 국밥을 만날 수 있다. 우선 콩나물이 들어가는 것이 신기하고 2인분 이상 주문하면 수육이 한 접시 서비스 나간다. 아침부터 영업을 하고 대부분의 가게들이 비슷한 시스템으로 운영을 하니 마음에 드는 곳 정해서 들어가시면 될 것 같다.

순천 탐매마을

 

경남 양산 원동 순매원

광양과 순천이 전라도를 대표하는 매화명소라면 경상도를 대표하는 곳은 바로 여기 양산 순매원이다. 광양이 섬진강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면 순매원은 경상도의 젖줄인 낙동강을 따라 조성되어 있고 또 낙동강 옆 기찻길과도 어우러져 활짝 핀 매화와 그 옆을 봄바람 가르며 달리는 기차의 포토샷은 아무나 찍어도 작품이 되는 명소이다. 여기도 원동매화축제가 3월 9~17일 동안 열린다고 하니 축제기간 앞뒤로 가면 극도의 번잡함은 좀 피할 듯하다. 여기는 대도시인 부산과 울산이 바로 근교에 있어 워낙 찾는 사람도 많아 복잡하니 참고하셔야겠다. 축제기간 동안 임시주차장을 운영하니 주차는 행사장에서 안내받으시면 될 것 같다. 원동 순매원 역시 따스한 날씨로 인해 성격 급한 일부 매화들이 자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하니 축제 전에 가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낙동강 따라서 부산방향으로 조금만 내려오면 양산시 물금읍에 위치한 ‘수궁횟집’(수궁해물이랑)은 1인 14,000원에 회와 매운탕 공깃밥까지 제공하는 극가성비 현지인 식당이니 회를 좋아한다면 가볍게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낙동강과 순매원

 

매화는 대부분 관상용으로 심기보다는 대부분 매실수확을 목적으로 재배를 해서 잘 생기거나 멋진 큰 매실나무는 오랜 사찰, 서원 등 고택에서 볼 수 있다. ‘한국의 4대 매화’라는 말이 있는데 고봉매, 선암매, 화엄매, 율곡매가 그것이다. 그리고 천연기념물 4대 매화라 불리는 것 있는데 강릉 오죽헌 율곡매, 순천 선암사 선암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구례 화엄사 화엄매가 그 주인공이다. 둘이 겹치는 부분이 있지 않나? 모두 고택이나 사찰에서 오랜 세월 고고하게 서있던 매실나무들이다. 이 4대 매화와 더불어 양산 통도사 홍매화도 간략히 소개하겠다.

 

전남 순천 선암사 선암매

 

전 문화재청장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신 유홍준교수님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이라고 극찬한 선암사에 수령이 350~600년이나 된 매화나무가 30여 그루가 있고 그중 원통전 돌담의 백매와 더불어 선암매는 지난 2007년에 천연기념물 488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선암사 홍매화 역시 2월이면 피어나는 꽃으로 다른 매화를 찾기 전에 미리 찾아야 하고 꽃샘추위에 눈까지 만나면 설중매를 보는 행운을 얻을 수도 있다. 선암사 입구에는 울창한 편백나무숲도 있고 야생차밭도 있고 우리나라 아치의 백미라 불리는 승선교도 있으니 같이 둘러보기를 추천드린다.

선암사 선암매

 

전남 구례군 화엄사 화엄매

지리산 아래 위치한 구례 화엄사 각황전 앞에는 홍매화가 한 그루 있는데 화엄사의 명물로 매년 상춘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 매화를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고 특히 사진동호인들은 산 위로 아침햇살이 비추는 그 시간의 홍매화와 사찰지붕, 햇살이 조화를 이루는 그 찰나를 찍기 위해 새벽에 찾아 명당자리를 잡는다고 한다.  다른 홍매화들과 달리 이 나무는 유독 검붉어 흑매화로도 불리며 화엄사의 메인 건물인 각황전 앞에 있어 학술적 가치와 경관이 빼어나 올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현재 화엄사 앞에는 축하의 메시지를 적은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매년 홍매화 사진 콘테스트가 개최되는데 올해는 천연기념물 지정과 개화가 빨라서 지난 2월 25일부터 시작되었다. 각종 시상도 있으니 사진동호인들은 주말 구례로 가보시길......

화엄사 화엄매

 

전남 장성 백양사 고불매

단풍으로 유명한 전남 장성 백양사에도 그 단풍만큼이나 이름값을 하는 매화가 있으니 바로 고불매(古佛梅)이다. 350년이 넘은 이 고불매 역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고 원래는 홍매, 백매 한 그루씩 심었는데 백매는 죽고 홍매만 살아남아 지금껏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부처님의 원래 가르침을 기리자는 뜻으로 백양사 고불총림(古佛叢林)을 결성하며 고불매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매년 3월 말 담홍빛 꽃을 피우며 한 그루의 매화나무가 산사 가득 매화향을 풍긴다. 위 두 곳과 함께 호남 3대 매화로도 불린다고 한다.

백양사 고불매

 

경남 양산 통도사 자장매

양산 통도사의 홍매화는 사찰을 창건한 자장율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심어서 '자장매'라는 별칭이 있고 천연기념물은 아니지만 위의 매화들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기에 추가했다. 이미 2월 초부터 개화소식을 알렸고 현재 만개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매화가 시들어도 뽀얀 백매화와 청매화는 볼 수 있으니 그 후에 가더라도 아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참고로 통도사는 합천 해인사, 순천 송광사와 함께 삼보사찰로 불교의 귀의대상인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불(佛) 보, 대장경을 봉안한 법(法) 보, 큰스님들을 많이 배출한 승(僧) 보를 삼보(三寶)라 하고 그중 佛을 담당하는 사찰이다.

통도사 자장매

 

마무리하며

강릉 오죽헌의 율곡매는 지금 건강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죽헌을 지을 때 매화를 심었고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도 직접 가꾸었다고 한다. 그래서 매실나무의 이름도 율곡매이다. 매난국죽의 사군자 중 제일 선임 매화, 이른 봄추위를 뚫고 제일 먼저 꽃 피우는 매화, 옛 수많은 묵객들의 글과 그림 속에서도 많이 등장했던 그 매화를 보러 지금 떠나 보시는 건 어떨까?